어쩌다 인생 썸네일형 리스트형 만색유심조 萬色唯心造 "아니야 여보, 그 때 파란 하늘에 맑은 날들도 많았어. 우리 그래서 시내 구경도 다니고 그랜나에도 갔었잖아." 아내의 말을 듣는 순간, 확 하고 기억이 되살아났다. 내가 출근해 정신이 없던 어느 날, 아내가 아이 둘을 데러고 스칸센 크로나에 갔던 그 날의 하늘도 청명하고 화사했다. 난 도대체 왜 지난 겨울이 온통 잿빛이었다 기억했던 걸까. 적어도 이 낯선 땅에 온 뒤로부터는 말이다. 강렬한 스트레스. 어쩌면 2017년 이후에 난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어 져 왔고, 그 정점이었던 지난 1월 피난민의 심정으로 식솔들을 데리고 차가운 밤 공기에 발을 내딛었던 이 도시의 하늘은 내 기억 속에 아무렇게나 칠해져 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난 그 빛깔이 나의 마음과 같은 잿빛이었다고 멋대로 새겨넣었나보다. 萬色唯心造.. 더보기 무지개 같은 인생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딸에게서 배우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숫자가 전하는 마음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식구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궤도를 벗어난 혜성처럼 산다는 것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장바구니를 들고 오며 여행을 다녀올 때면 근사한 기념품을 찾아 다니겠지만, 오랜만에 집을 찾을 땐 간식꺼리만 가득하다. 서구의 새로운 먹거리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시절이 아닌데 이런 공산품을 잔뜩 짊어지고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기 냄새 정말 좋다."라는 말에 해변을 걷던 발걸음이 무거워졌던 아버지의 마음과 비슷할 걸지도 모르겠다. 자식의 입에 무언가 맛난 것이 들어가고, 기분 좋아 재잘대는 그 모습 한 순간으로 보람을 느끼는 부모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먹어보고 괜찮았던 간식꺼리, 먹고 있던 것마저 챙겨넣는 그 마음은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나 하나를 위해 지구 반대편에 와서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는 이 삶 속에, 견고히 남아 있는 건 가족과의 유대 뿐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모르는 것 투성이의 나날 속에, 내가.. 더보기 대학졸업장이 갖는 진짜 의미 회사에 지원했을 때 다른 한국인을 소개받아 회사 이야기와 이 곳에 사는 삶에 대해 들어볼 기회를 얻었다. 회사에서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분 역시 나에 대한 느낌을 회사에 전달했던 것 같다. 인터뷰가 몇 번 거듭된 후 채용이 확정된 즈음, 나는 당돌하게 물어보았다. 나를 뽑으려고 결정한 이유가 뭐냐고. 담당하던 매니저는 이런 저런 긍정적 평가를 알려주었고, 조금 겸연쩍어 하며 덧붙였다. "근데 그가 말해주길 니가 나온 대학이 한국에서 꽤 유명한 대학이라고 하더라. 난 그런 것 사실 잘 안 보는 편이긴 한데 말야." 학교를 졸업하고 20년이 지났다. 시대도 변했다(고들 한다). 하지만 무엇이 중요한지는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학 졸업장은 사실 거기서 뭘 배웠는지가 아니라, 그곳에 들어가고 졸업하기.. 더보기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 1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