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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 여긴 어디

나 혼자 만나는 하늘에게 자정을 견뎌낸 너는 아직 천천히 저무는 중일까 아니면 남들보다 일찍 깨어날 준비를 하는 것일까. 새벽 두 시의 너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을 건다. 오늘은 어떠했으냐고, 아니 오늘은 어떠할 것 같냐고. 나는 석양 이후의 너를, 일출 이전의 너를 더 오래 만났다. 어쩌면 너와 나는 그 시간이 닮아서. 너는 늘 그렇듯 먼 북쪽 땅 너머에서 다른 세상을 비추느라 내겐 관심없는 듯 말이 없다. 해바라기는 밤에도 너를 향함을 알고 있느냐. 네 기척이 느껴지는 북쪽을 향해서. 칠흑 같은 이곳을 잊었는가 괜시리 섭섭하고 서운하다가도, 이처럼 비쳐보이는 너라도 있어 적막한 야밤을 좀 더 견딘다. 더보기
기념하고 싶지 않은 500일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안 순한 순한 떡볶이 스웨덴인 입맛이 다 된 건가. 김치 시즈닝은 잊고 넣지도 않았는데 이미 매웠다. 단맵단맵 속에 땀이 다 난다. 근래 김치도 다시 먹기 시작하고, 떡볶이도 먹어가며 한국 여행을 준비하는 모양새랄까. 사실 김치 유산균이 없어 건강 문제가 생기지 않았나 싶은 걱정 때문이었지만, 향토의 맛은 역시 나의 정체성을 일깨운다. 내가 이 정도라면 스웨디시들은 어떠할까 궁금하여 약간 덜어놓는다. 내일부터 날 미워하는 이들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더보기
피곤 맨손체조 좀 하고 12시 좀 전에 잤는데 몸이 천근만근이다. 저런 거 타면 기분 좋아질까. 더보기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인간군상들이.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여름을 축하하는 두 자세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값어치 친환경 마늘을 샀다.일반 마늘 대비 두 배가 넘는 가격. 하지만 오늘 귀찮은 마음에 가까운 마트에 가서 마늘을 집다가 처음으로 원산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Kina.느낌이 쎄한데...번역기로 찾아보니 아니나다를까 중국산이다.물론 한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농산물이 극히 저질인 건 수입업자가 가장 싸구려를 들여와 이익을 극대화 하기 때문임을 안다. 하지만 스웨덴산 마늘의 반값인 중국산 마늘이 고품질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일반 스웨덴산과 친환경 스웨덴산 마늘의 가격은 별 차이나 않았다. 초반의 마음을 다시 되새겼다. 이거 좀 싼 거 먹고 대가 치르느니 좀 나은 식재료 사다먹자. 사먹는 식사에 비해선 어차피 한참 저렴하지 않던가.소탐대실을 피하고자 친환경 마늘을 사오고 보니 알 상태도 훨씬 나아 보인다. 모든 건.. 더보기
하지가 지나고 나는 울적해진다 휴가는 앞뒀을 때 가장 들뜬다. 마흔에 이르면 이제 기대 수명의 절반만 남았다는 생각이 든다. 반이나 남았네, 는 사실 썩 도움되지 않는다. 가진 주식이 반토막 되거나 집값이 절반으로 떨어져도 그런 소리가 나오겠는가? 미안하지만 그건 덧없는 위로의 몸부림이다. 하지가 지나자 이젠 겨울을 향할 날만 남은 게 느껴진다. 하늘은 미드서머가 지나자마자 구름으로 뒤덮고 온종일 비를 뿌려댔다. 파티는 끝이라는 듯. 겨울은 기대보다 일찍 올 것이다. 추위는 예상보다 살벌할 것이다. 그리고 봄은 바램보다 늦게 오겠지. 그건 기대와 예상과 바램이 잘못 되어서일 수도 있다. 인생이 늘 그런 식이지 않던가? 우린 '이만하면 됐다'는 시점을 맞이한 적이 없고, 그건 우리가 욕심이 많아선지 섭리가 조급해선지 알 도리가 없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