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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존 스미스와 다를까 어제 새벽 한 시 반까지 깨어 있게 만들었던 '높은 성의 사나이'. 아마존 프라임에서 본 건 아니고 요약본 유튜브 영상이었지만 자그마치 5시간이 넘는 탓에 저녁 만들고 먹고 설거지 하고 양치질까지 하며 보고 말았다. 재미도 있긴 했는데... 결말까지 다 보고 나서 남는 한 가지 느낌은 딱 하나, 존 스미스라는 인물이었다. 그에게도 사정이 있었다. 전우를 저버린 양심의 괴로움, 가족을 향한 책임감, 그리고 제국에 대한 두려움. 그의 충성과 잔인무도함은 두려움에서 출발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의 모든 선택 뒤엔 가족의 안전과 평안에 대한 바람이 가장 큰 이유로 존재했던 듯 하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그의 강철 같은 태도는 영화 후반 아들을 다시 만나며 급속히 무너진다. 이미 잃어본.. 더보기
Tortelloni 토르텔로니 파스타 소스 몇 주 전 직장 동료 집에 초대받아 가서 먹었던 토르텔로니 파스타가 인상적이라 마트에서 비슷한 걸 사와선 냉장고에 처박아 두고 있었다. 그 때 얼핏 보기엔 아주 빠르고 간단하게 만든 것 같았는데, 도저히 소스 만드는 법이 기억나질 않았다. 동료에게 물어봐도 되긴 하지만 사무실에서 물어보는 걸 계속 잊고 있었고, 주말에 "그 때 그 파스타 소스 조리법 좀 알려줄래?"라고 묻기도 꺼려져서 찾아보았다. 다행히 인터넷엔 조리법이 많이 보인다. 요리 용어는 참으로 생소한 영어 단어를 많이 쓰지만, 그건 한국어도 마찬가지겠지. 처음 먹었던 그 소스 비슷한 걸 찾다가, 냉장고에 계속 남아 있는 토마토 소스도 쓸 생각으로 다른 조리법을 찾아보았다. 생각해 보니 ChatGPT에게 물어봤어도 좋았을 것을. https://.. 더보기
생각이 뒤집히는 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BMS의 전화위복 초기에 셀 성능의 우수성으로 매출에 얹혀가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BMS 부품은, 이제 자동차 생산자의 수직계열화 속에 셀 사업부로부터 개밥의 도토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근데 양산 수율이라는 계륵 같은 존재 때문에, 배터리 제조사가 BMS라는 '경찰'에게 치안을 떠넘기면서 낮은 범죄율을 유지해 온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하니, 핍박(?) 속에 유능히 성장할 수 밖에 없던 도토리 경찰은 이제 어느 도시에 가서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https://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26550 삼성SDI가 배터리 공급하는 PHEV 차량 리콜 이어져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전기차 차량이 리콜.. 더보기
-18%의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기 꺼려지는 건 용기 부족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만 https://www.svenskfast.se/bostadsratt/vastra-gotaland/goteborg/goteborg/hisingen/centrala-hisingen---kvillebacken/knapegatan-5b/386173 바로 옆 건물, 같은 다락층이다. 나는 40m2니까 약간 더 작은 집. 부엌 인테리어 등으로 보아 거의 같은 시기에 리노베이션 한 걸로 보인다. 대강 은행 담보대출 이율 5%라고 할 때, 전액 대출이라고 한다면 월 8125 SEK, 월 관리비는 2351 SEK이므로 총 10476 SEK. (실제 담보대출 시엔 최소 15% down payment를 내야 하므로 85% 대출이지만) 근데 다른 사이트에서 간이 계산하다 보니 대출 이자 외에도 붙는 비용이 여럿 있다(운영비,.. 더보기
독후감 짐가방 무게 초과될까봐 두고 간 두 권의 책. 아내가 읽던 세이노의 가르침, 아들이 읽던 설민석의 삼국지.짬짬이 읽어본 이 삼국지는 왜곡이 심하다. 삼국지를 읽은지 너무 오래되어 원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 말미의 부록에서 밝힌 각색의 수준은 과연 이걸 삼국지라고 불러도 될까 싶을 정도로 크고 작은 흐름을 시도 때도 없이 바꿔놨다. 행여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 쉬이 읽히고자 함이었다 치더라도, 생략이 아닌 변조가 수시로 난입하여 마음이 불편하다. 이걸 읽고 삼국지를 읽었노라 말하는 게 가당찮다 싶을 지경이다. 요약하자면, 1) 빠진 내용과 지어 끼워넣은 내용이 상당하다. 근데 그리 변조할 이유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 머릿말에서도 해설에서도 그 사유를 밝히지 않아, 이 사람은 남의 '유명한' 소설을 본인.. 더보기
Easy way to fix employees There are many ways to adjust what's wrong in company culture. The easiest and quickest way is to restrict with stubborn rules as if the employees are teenagers. It's consequence is inevitably teenagers' revenge, like leaving their job without early notice and handover effort, documentation. This crucially deteriorates the collaborative teamwork and results in losing the royalty of the rest, if .. 더보기
거짓말의 대가를 치르는 시간 좀 늦게까지 일하다 귀가하며 장을 보고 집에 오니 저녁 만들 기운이 없다. 갑자기 머리가 핑 돌며 어지러워진다. 근 일년 사이 이런 적은 없던 것 같은데, 어제 늦게 자서 그런가? 어쩌면 오늘 오후의 섹션 공유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임시 디렉터가 임명되고 나서 갖는 첫 공유회였다. 근래 떠들썩한 조직개편 이야기도 섞여 있었다. 낸들 알 바 아니다. 긴 세월 경험한 회사 조직이란 계절따라 바꿔입는 옷 같은 것이므로. 잘 알아들을 수 없던 공유회가 그럭저럭 끝나가고,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이었다. 내 매니저가 손을 들더니, 여름휴가 권장기간 지정에 대해 질문했다. 최근 공지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4주 가량의 집중 휴가 기간에 본인 휴가를 쓰도록 되어 있다. 예외 사유를 협의해야 하니, 권장보다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