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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을 것들

[리뷰] 스튜디오 촬영 - 집만사(집에서 만든 사진)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다시 이용할 의사가 없으며,

그 누구에게도 추천할 용의가 없다.



사진의 질(촬영 기술)은 특별할 것이 없고

후처리로 실물 도구들의 허름함을 보완하는 면이 있으며

아이를 웃기고 사진발 잘 받도록 리딩하는 능력은 볼품없다.


덕분에 재촬영을 위해 두 번 방문하는 불편을 겪었으며,

수십장의 고만고만한 사진 중에 잘 나온 컷이라고 고르는 일을 하며 한숨을 쉬어야 했다.

사진사는 다양한 각도와 아이 반응을 위해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한 자리에 앉아 장난감 몇 개와 엄마 아빠의 보조까지 받아가며 식상한 구도의 연사 컷만 제조하고 있었다.

아이의 돌 기념사진을 돈 들여 스튜디오에서 찍는 근본적 이유를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태만한 촬영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는 당연히 좋은 수준일 수가 없다.


갖고 있는 테마 세트 중 몇 가지만 고르게 하는 방식도 이해하기 어렵다.

자기 아이에게 어떤 테마가 잘 어울릴 것이며, 찍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분위기를

비전문가인 부모에게 샘플 샷만으로 판단하고 선택하게 만드는 경영전략은

과연 무슨 배짱인가 한번 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결과물 - 그래봤자 거의 차이 없는 몇십장 - 사진에 덕지덕지 워터마크를 입혀 '저작권'을 주장하는 샘플샷을 보내온 뒤엔

달랑 몇 페이지짜리 앨범과 액자 하나를 건네주고는, 다른 사진들을 포함한 원본 디지털 사진을 받기 위해선 서너군데 유명 포털에 자신들을 홍보해 줘야 한다는 조건을 내민다.

또 한 번 그 뻔뻔함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리고 그 사진들의 '원본'을 준다는 표현도 옳지 않다. 우린 '사본'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촌스런 워터마크 버전은 사진으로서 가치를 상실했기에 '사본'으로 칭할 수 없다.

바이럴 마케팅에 고객을 동원하려고, '응당 건네줘야 하는 것'을 볼모로 흥정하는 그 태도. 요즘 유행하는 천한 상술을 고스란히 사용하고 있다.

몇 장 건지지 못한 내 아이에겐 무척 미안한 일이지만, 인화되지 않은 나머지 사진의 원본을 얻기 위해 그들의 용역 노예가 되는 걸 거부했다.


대전 유성구 노은동 스튜디오 '집만사'에서 촬영을 하고 난 뒤 느낀 점이라면,

그냥 내 아이 사진은 내가 스스로 '집에서 찍어 만드는 것이 가장 낫다'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어떤 면에선 나보다 전문가일지 모르겠지만,

사진이라는 도구가 가진 철학을 천박한 상업주의 수단 그 이상으로 체득한 것이 아니었고

이를 수십만원이라는 대금을 지불하며 고용하기에는 실력이나 태도 면에서 한없이 초라한 그들을 용인하기 어려웠다.



결론을 다시 말하자면,

당연히 나는 다시 이용할 의사가 없으며,

그 누구에게도 추천할 용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