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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씨앗에 놀라는 점들

1. 준 거라곤 물에 적신 휴지 밖에 없는데, 시간과 햇살을 먹고 쑥쑥 자라난다. 그 작던 알갱이 안에 얼마나 큰 우주가 옹크려 있던 걸까 생각이 든다.

2. 보이지 않는 듯, 꾸준하게, 어느 새 훌쩍 커버렸다. 언제 이리 자라났나, 매일 아침 보면 놀랍고, 특별히 햇살 좋던 주말이 지나고 나면 믿을 수 없을 만큼 자라나 있다.

3. 순식간에 자라났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은 그리 꽤나 흐르고 있었다. 점점 빨라지는 건 나의 시계였고, 녀석들의 세상은 하루 하루 우주의 속도로 팽창하고 있었던 거겠지.

 

여러가지 면에서 돌아보면 돌아볼 수록 아이들과 닮았다. 그래서 우린 아이들을 미래의 씨앗이라 하나 보다. 빠른 녀석들도, 조금 느린 녀석들도 있지만 애정과 정성과 관심을 갖고 하나 하나 뿌리 내리는 걸 돌봐주면 녀석들은 그 응원을 먹고 반드시 자라난다. 난 훌륭한 식집사는 아니지만, 무엇이 씨앗을 새싹 틔우고 나무로 자라나게 하는지는 이제 알 것 같다.

싹수가 잘못된 씨앗은 없다. 키운 사람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