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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명절포비아: 더 비기닝

추석 연휴의 남은 하루는 감정의 혼돈이 지배했다.

멍칠이를 보내며 괴로웠던 마음이 가시질 않는 이유는, 한 아이의 아비이면서 다른 어떤 아이를 죽게 만든 것처럼 비열한 선택을 한 것 같은 기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현실이라는 얄팍한 노력의 합리화로 내려진 결정이라는 점을 나 자신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의 무게는 과연 얼마인가?
추억의 무게는 과연 얼마인가?
가족이라는 울타리는 어떤 기준으로 그어지는가?

난 아무것도 답할 수 없다.


아버지, 아버님, 그리고 이제 멍칠이 때문에 난 명절 연휴가 다가오면 막연한 걱정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삶은, 당최 알 수 없는 향방으로 흘러가고,
갸냘픈 노를 젓는 그 행위는 조타가 아닌 마음의 위안과 희망의 역할만이 목적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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