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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인생

불혹의 그늘을 걷는 이에게 바치는 글

돌아볼 때에야 비로소 소중하던 시간이고 사랑이었다. 그래서 가슴 아픈 게 지나간 나날이었다. 그리고 우린 오늘을 또 만들어 나가지. 내일의 나에 가장 가까운 나의 역사는 바로 지금이니까.

길어지는 그림자에 슬퍼하지도 노여워하지도 말자. 천천히 고개를 돌리면 그만큼 빛나는 태양이 아직 저 너머에 기다리고 있다. 한낮의 태양보다 노을지는 석양이 아름다운 건, 바라볼 수 있을 만큼 적당히 따스해진 빛 때문이지.

해넘이가 영광스러운 건 사라지는 햇살 때문이 아니라 지나온 햇살을 기억하기 때문이지. 구름도 좀 있었지만, 비바람도 좀 불었지만 괜찮아. 남들이 못 본 새벽녘에도, 피곤에 녹아내리던 한밤중에도, 내가 기억하고 알아주던 그 걸음걸음이 나의 한낮의 햇살이었다. 많은 걸 배웠다면 그 길은 찬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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