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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erpt

어이없는 블로그 포스트를 읽고

해외직구 열풍, 미국 AT&T용 갤럭시노트4 내수용과 다른 점
http://digitalog.com/m/post/665

우선 이 글은 선동적이다.
제목은 기기 차이점을 다룰 듯 보이나 결과적으론 차이가 거의 없으며 이통사 구매정책 차이만 되짚고 있다.
소위 낚시글의 전형이다.

그리고 참 껄끄럽고 무지몽매한 일반인의 시각이 한차례 또 드러나는데, 단통법 수혜자를 이통사와 제조사의 이기심으로 단정한다는 것이다.
그 법안의 발의 배경이나 로비 주체, 실질적 수혜대상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마치 정유사 기름값이 오르면 "아랍인들 돈 많이 벌어 좋겠네. 이기적인 놈들." 식의 일반화와 비약을 범벅하는 논리다.
그리고 단말기 출고 원가는 국내와 미국이 항상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소위 오픈향 단말을 사려면 미주나 유럽도 상당한 가격을 지불해야 하며, 저렴해지는 건 이통사 플랜 덕분이다. 그러니 단통법에 의한 보조금 삭감은 이통사 플랜 변화에 항의할 일이지 제조사 출고원가를 물고늘어질 일만은 아니다. 이통사의 존재가 없는 티비나 노트북 최신 하이엔드에 대해서도 기백만원의 가격을 힐난하는 여론이 있나? 이통사의 플랜 놀음에 그간 중독된 소비자 스스로를 탓해야 할 일이다. (짧은 교체 주기를 내구성 탓으로 돌리는 목소리도 있던데, 통상 핸드폰 떨어뜨리는 수준과 횟수로 노트북을 떨어뜨리면 러기드 제품이 아닌 이상 버틸 놈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제조사 입장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현재 국산 핸드폰 제품은 대부분 사업자 oem이다. 따라서 슈퍼갑인 이통사의 까다롭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시대착오적이기까지 한 그 입맛을 맞춰 개별 주문에 따라 생산되는 제품군이란 말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S전자 같은 급이 아니라면- 이통사한테 일방적으로 출고가를 고가로 통보하는 게 가능하겠나? 왜 제조사들이 고가의 출고가를 등록하고서 자체 보조금을 얹나? 이통사가 '겁나 비싼 기계인데 우리가 깎아줄께'라고 영업질 하는 금액에 제조사 지원금이 포함된 걸 설명 들어본 적 있나?
생태계를 모르고 보이는 것만으로 계산기 두드리는 블로거들이 전문가 노릇하려고 용쓰는 걸 보면 안쓰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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