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어쩌다 인생

달걀처럼 살면 된다


달걀을 삶았다.

찬물로 헹구고 물기를 빼 냉장고에 넣으려고 도마 위에 놓으니, 동글동글 굴러내려간다.
기울어진 바닥을 어찌할 수 없다.
아슬아슬한 첫 달걀 옆에 두번째 달걀을 놓았다.
둘 다 아슬아슬하지만 서로의 방향이 조금 엇갈리면서 기대설 수 있다.
세번째 달걀이 함께 기대서고
네번째 달걀은 조금 더 수월히 넷을 그러모은다.

아슬아슬한, 어디로 굴러갈지 모르는 인생이지만
서로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서 있지만
그 때문에 서로 기댈 수 있고 각자 굴러떨어질 때 붙들 수 있는 건가.
달걀처럼 살면 되겠다.
튼튼한 뿌리도 안정적인 바닥도 없이 사는 삶은 고단하다만,
아슬아슬한 네 개의 달걀처럼 살면 되겠다.
나는 왜 이리 부족할까,가 아니라
그래서 우린 함께 있지,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