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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올챙이적을 떠올리다 - 야끼소바

저녁밥 메뉴를 고민하다가, 지난 번 그럭저럭 만들었던 야끼소바를 다시 만들었다.

양파
마늘
감자
피망

당근...은 떨어져서 못 넣고 (사실 사놨던 두 개가 다 상해 버렸음)
아껴둔 버섯 큰 놈도 꺼내보니 상해서 버렸음
이케아 냉동 미트볼
생면
데리야끼소스

결국 냉장고 안 주키니와 무 외에 있는 채소 다 꺼내 썬다.
미트볼은 전자렌지에 2분 돌려 해동시키면서
기름 두르고
마늘편 볶고
불 낮추고
가장 안 익는 감자 먼저 볶다가
나머지 채소 다 쓸어넣고
미트볼 넣은 뒤
조금 뒤 데리야끼 소스 2큰술? 대강 맘 가는대로.
갑자기 내켜서 방울토마토도 몇개 넣는다. 언제부터 방울토마토가 이리 좋아진 걸까.
그리고 미트볼과 채소와 토마토를 좀 덜어서 내일 도시락통에 담는다. 허기 못 참고 다 먹으면 내일 사먹어야 할 게다.

그리고 생면을 넣는데
오늘의 시행착오: 면도 전자렌지에서 좀 붇게 할 것.

면이 말라붙는 것 같아 기름 좀 더 두르고
데리야끼 소스가 좀 부족한 듯 해 1 큰술? 대강 더 넣었는데
저번에 어찌 만들었는지 기억도 안 날 뿐더러 관심 없기 때문에 완전 딴판이 나올 것 같다.
면 냄새가 좀 난다. 이거 소스만으로 안 될 것 같은데... 진간장을 좀 넣어볼까? 하고 냉장고를 열었다가 눈에 들어온 건 미림.
사실 난 맛술의 용도를 잘 모른다. 고기 잡내 잡아주나? 근데 왠지 넣어야 할 것 같아서 확 부었다. 한 두술 정도.
그리고 진간장도 한 숟갈 정도 넣었다.
그리고... 고기 먹어본 지 좀 되어서, 고기구이 맛 좀 나려나 싶어서 허브솔트 약간 뿌렸는데,
약간 불쌍한 맛이 난다.

내가 조리 도중 맛보지 않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기껏 만들었는데 맛 없으면 마무리 할 의욕이 사라지기 때문 아니려나.
오늘은 지난 번보다 조금 나은 것 같다. 그 면 냄새가 문제긴 했던 모양.
지금 보니 반숙 달걀 넣는 걸 깜빡했네. 따로 먹어야겠다.

마지막에 그 냄새 잡으려고 고민하다가 만개의 레시피 검색된 걸 봤는데 "야끼소바 면과 야끼소바 소스를 넣으라"는 말에 욕이 나올 뻔 했다.
그걸 보고 나니 오래 전 과천집에서 브라우니 구우며 제빵이 재밌다고 생각했던 올챙이적이 생각 났다. 믹스 사다가 굽는 것도 나름 공을 들여야 하고 망하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엔 늘 철딱서니가 없었다. 돌이켜 반성할 나날들이 있다는 건, 뭐 그것대로 의미있는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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