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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 전지의 기술적 한계

언론에선 계속 꿈의 차세대 전지라는 칭송일색인데, 만약 그러하다면 무엇이 걸림돌이 되어 실용화를 못하는 건지 궁금했다. 전고체 전지 연구의 선도자인 파나소닉도 십년 넘게 연구해 왔지만 아직 상용화는 요원하다.

오늘 LG에너지솔루션의 UCSD 공동연구 결과 발표 내용으로 보아, 다음을 추정할 수 있다.

전고체 전지는 그간
섭씨 60도 이상의 고온에서만 충전 가능
충전 C-rate이 낮음(느린 충전)
퇴화 속도가 빠름(짧은 수명)
비싼 가격(소재 원가 또는 공정 비용)
높은 공정 난이도(낮은 수율)

이와 별개로, 실리콘 음극재는 충전 시 부피가 크게 늘어나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최소화 하려고 나노 실리콘을 쓰기엔 가격 부담이 컸던 모양이다.
마이크로 실리콘은 명칭으로 봐선 나노 실리콘 대비 천 배는 굵은 입자이니 저렴하겠으나, 부피 증가 제어력이 얼마나 trade off 되었는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10배 이상 이온 수용 능력은 유지되는 듯 보인다.
근데 나노 실리콘도 크기가 100나노=0.1마이크로라서, 실상 5마이크로 실리콘과는 50배 정도 차이나는 셈이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요소가 있는데 이 부분은 크게 다루지 않는 듯 하다. 바로 가격.
기존 전고체 전지 기술이 가격이 높고 공정이 까다롭다는 기삿글의 말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느낌이다. 다만 기존 전고체 전지가 리튬 메탈을 사용했던 걸 실리콘으로 대체했다면, 용량 증가와 더불어 가격 절감 효과도 어느 정도 보았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가공공정의 비용이 드러나지 않았으므로, 마이크로 실리콘이 금속 리튬보다 저렴한 소재인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또, 기업이 어떤 제품을 상용화 하는 과정의 마지막 고난은 바로 수율 전쟁이다. 물론 원자재 확보나 공정설비 등의 비용 요소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수율이 양산화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고, 기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데모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제아무리 저렴한 대체 소재를 발굴해 적용했다더라도, 수율이 낮으면 궁극적으로 생산가격이 오르는 셈이므로 결국 가격 경쟁력의 이슈로 귀결된다.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면서도 가격 경쟁력과 수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 나가는 것은 거의 치명적 과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전고체 전지든 황화물 전지든 이 문제가 그 기술들이 우리 삷 속으로 들어오는 걸 막는 요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