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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프로젝트 헤일메리

「마션」과 「The Egg」이후 참 매력적인 작가라 생각했던 앤디 위어의 신간 광고를 보고, 별다른 고민 없이 주문해 읽었다.
일과 후 짬날 때마다, 때론 잠들기 전 졸면서까지 손을 놓기 어려웠던 이야기.
참으로 과학적인 서술이 잔뜩이라 좀 지루할 수도 있는 장면들이 때때로 나온다. 나도 상상이 잘 안 되는 것들이 있다. 근데 그 정성을 들인 작가의 노력이 느껴져 반복해 읽으며 그 장면을 그려보곤 했다.

이토록 빠르게 읽어나간 책은 없던 것 같다 (지난 번 「주마등 임종 연구소」는 아주 쉬이 쓰이고 짧아서 금세 읽었지만). 관심 가는 분야는 처세술이건 소설이건 기술서적이건 빨리 읽히겠지. 그럼 이 서사는 내가 지금 목마른 무엇과 닿아 있던 걸까.
앤디 위어의 다재다능함? (소프트웨어 개발자 이력만으로도 존경스럽다)

우정이고 사랑이고 사명감이고 인류애고,
읽는 사람이면 저마다의 색깔로 이해할 일이긴 하다.
마지막 챕터 몇 장 밖에 안 남았는데 중차대한 일이 터졌을 때, 난 그레이스만큼이나 그가 마주할 - 그리고 선택하게 될 - 운명을 직감했다.
인생의 남은 페이지를 바라볼 때도 그러하다.

재미있는 건, (비록 책으로 읽은 건 아니었지만) 영화 「마션」의 마지막 장면을 그대로 (완전히 다른 장소로) 옮긴 엔딩이었다.
그래, 작가는 그 곳에서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다. 인류는 한 개체로 끝나지 않으며, 모험의 영속성은 그리 완성되는 서사라고.

우리집 두 꼬마들은 저 보딩패스가 정말이라 믿더라. 귀여운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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