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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죽음: 상위 차원으로 돌아가다

아내의 권유로 김현수 작가의 「시절일기」 중간 한 대목을 읽어봤다.
인터스텔라의 블랙홀을 차원의 경계로, 그리고 삶과 죽음이라는 '차원'의 경계로 해석하는 흐름이 인상적이었다.

손가락을 뻗어 식탁 위 평면의 점을 이어나가듯 본래의 '이' 차원을 망각하며 살다가, 삶이라는 저차원에서 벗어나 죽음이라는 애초의 차원공간으로 '돌아가는' 걸까.
그리고 그 차원에사서 다시 '삶'이라는 차원으로 (언제 어디일지 모르지만) 또 여정을 떠나는 것일까.

사용기한이 있는 육신을 소진하고 돌아가는 인간 중 가끔 다시 사용하러 오는 이들이 있고, 그 중 대표적인 인물이 예수일 것이다. 아마도 덜 써서라기보단 그 육신을 다시 사용해야 사람들을 독려할 수 있기 때문이었을 테지만.

그렇게 보면, 죽음이란 삶의 시작과 끝을 연결하는 사이 기간이 아니라, 삶이라는 존재 차원을 포함하는 더 큰 세상을 가리키는 것이겠다. 뭐, 그런 걸 영생이라고 해야 하나?

영화가 끝나갈 때 아쉬움이 남을 수는 있다. 하지만 슬플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 삶이란 것들이 모두 이리저리 연결되어 한 가닥이 된다면, 앤디 위어가 쓴 「The Egg」의 대서사가 완성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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