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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돈 거예요?

이 이야기는 따로 적어놔야 할 것 같아 (그래야 잊지 않을 것 같아) 앞선 '드라마 앨리스' 포스팅과 별개로 써놓는다.

한창 그 드라마를 보던 시기, 아이들이 서로 장난치며 이야기 하다가 "돌았냐"는 말을 내뱉었고, 그 말을 들은 나와 아내가 아이들에게 어디서 들은 표현이냐며 다그쳤다.
아이들은 머뭇대다가 "앨리스에서 들었다"라고 변을 했고, 나와 아내는 "우리가 항상 같이 보는 중인데 그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거짓말 하느냐고 혼내기 직전까지 분위기가 몰렸다.
그러자 아이들은 억울하다는 듯, 정말 앨리스에서 윤태이가 그런 나쁜 말, '미쳤느냐'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강변했고, 장면을 세세히 뜯어 들은 결과,

윤태이가 박진겸이 사는 오피스텔에 갔다가 화장실의 칫솔 두 개를 보고 한 말: "동거해요?"가 발원지임이 밝혀졌다.
동거라는 단어를 모르는 두 초딩은 이걸 저희들 마음대로 알아들었던 것. (물론 이 녀석들이 이미 '돌았다'는 표현을 아니까 그렇게 들었겠지)

한 번 처음 듣고 써먹었다는 주장의 신빙성은 차치하더라도, 그 장면에서 윤태이가 '동거가 의심되는' 박진겸에게 '돈 거예요?'라고 말해도 될 법한 느낌 때문이었는지 나와 아내는 더이상 아이들을 추궁하지 못하고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었다.

근데 이후 이 표현 '돈 거예요?'는 아내가 나한테 아주 애용해 써먹는 어구가 되었다. 의문의 피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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