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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폼만 잡으면 발라드 가수인가

반찬 만들고 설거지 하며 멜론 믹스업을 틀어놨는데, 추천 알고리즘이 뭔지 영 마음에 안 드는 노래들만 나왔다. 뭐가 맘에 안 드는 건가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러다가 깨달은, 깽깽거리는 어린 남자 가수들의 발라드의 공통점. 가사가 시원찮다. 좋은 곡을 못 받고 무작정 데뷔한 걸까.

1. 옛 연인을 몹시 그리워하다 못해 당장 안 만나면 죽을 것 마냥 굼
2. 그리움 때문에 주접을 떪. 술마시고 취중인 건 기본.
3. 헤어졌던 이유가 대개 본인에게 있음.
4. 그 이유를 알고 반성하는 경우는 양반이고, 그냥 그런 사실이 있었다는 식으로 과거사 보듯 말하는 경우도 다반사.
5. 과실 인정 여부와 별개로 지금 뭐가 달라졌고 반복하지 않으리란 약속이 없음. 그냥 기회 한 번만 더 달라고 읍소.
6. 기회 달라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비극의 주인공처럼 낙담하고 평생 이 모양 이 꼴로 살겠다는 선언을 하는데 상대의 아가페나 모성애라도 기대하는 건지... 아니면 죄책감을 유도하려는 조잡한 마음 같기도.
7. 이 와중에 상대의 행복을 빈다는 뜬금없는 결론을 내며, 쭈그렁으로 살겠다는 본인 미래와 대비시킴. 마치 이를 '내가 슬픈 건 다 할께' 식의 희생 같이 여기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