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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추격 거세자...삼성전자 “연구개발 인력 집중근무 필수” - 매일경제
전영현 “중국 반도체 빠른 추격 특별연장근로제 필요시 적극 활용” 반도체 연구직, 최장 6개월 주 64시간 가능 정부·국회와 추가 완화 논의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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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반도체 산업은 '노동집약형' 산업인가?
6개월간 주 64시간, 기본 근로 시간의 1.5배를 유지한다는 건, 반년 동안 매일 12시간 근무한다는 의미다. 주말 근무도 할 테니 대략 10시간 정도 되겠지.
근데 아직도 우리나라의 최첨단 산업 전선은 사람을 갈아넣어 선두를 쟁탈하는 업계인가? MSCI 지수에 들어가면 뭘 하나, 이건 우리가 개발도상국일 때와 다르지 않다. 급하면 그리 일할 수도 있지,가 아니다. 그런 식으로 일해야 살아남고 선두에 가까워질 수 있는 그런 '업계'라는 점이 논점이고, 그런 기업-사업부문이 한국의 산업 선두 주자요 가장 수익성이 큰 분야이고 국가가 간이며 쓸개며 빼 줄 회사의 본질적 경쟁력이라는 사실이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노동집약적 산업 부문이 있기 마련이고 국가 생산력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지만, 이에 목숨을 걸어야 목숨이 붙어 있을 거라는 사장과 언론의 기조는 우리가 가발 공장으로 성장하던 시절의 상황과 뭣이 다른가 꼬집어 보게 된다.
어느 곳의 경영진이나 그러하겠지만, 한국 대기업의 경영진 중 사업 부진의 원인을 자신들에게서 먼저 찾고 개선하는 사례는 본 바가 없다. 아마 과오와 오점을 인정하는 즉시 갈려나갈 것이기 때문일까. 필승의 전략과 실패의 보험을 담은 선구안은 '40시간만 달랑 일하는' 직원들이 만들어내지 않는다. 높은 의자에 앉아 거룩한 목소리로 훈계하는 자들이 차고 있는 완장의 무게는 그 책임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저들의 수십년 간 일관된 책임 소재 태도에서 나는 "우리 집이 이 모양 이 꼴인 건 나를 대우해 주지 않는 세상과 나를 존중하지 않는 집구석 식구들 때문"이라며 행패 부리는 모지리 가장의 모습을 본다.
한국 증시는 기업의 실적으로 주가가 변하지 않는다.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움직임은 미래를 기대하는 심리에 기인한다. 그러니 기업의 주가 수익이 부진하다면, 그건 지금 일하는 양의 문제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문제다. 일의 양은 현재 벌어들이는 돈이지만, 일하는 방식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주주들에게 사과할 것이라면, "일을 더 많이 하겠습니다"가 아니라 "제대로 하겠습니다"여야 한다.
근데 주주들에게 주가가 오르지 않아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사건의 면면은 참 기괴하고도 우습다.
수익이 나려면 주식을 팔아야 하니, 수익 안 나서 못 팔아 화가 났다는 이들은 회사의 미래에 투자한 이들이라고 볼 수 있는가? 이들이 화나는 대신 행복했더라면, 더이상 주주가 아니므로 그 주주총회에 나올 수가 없다. 만약 회사의 미래를 보고 성장을 나누고자 투자한 이들이라면, 더 기다릴 것이다. 그럼 화가 날 이유가 있나? 딱 한 경우가 있겠다. 레버리지 투자를 했다가, 주가 하락으로 부분 상환을 해야 하는데 그럴 돈이 없거나 다른 데 묶여 있는 사람들. 하지만 그렇게 불길 위에서 춤추는 이들의 분노까지 챙겨야 할까? 그런 분노는 카지노에 가면 아주 많다. 그리고 우린 보통 그런 분노들에 동정조차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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