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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인생

육아의 복리 효과

어릴 땐 안아올려 주기만 해도 좋아했고

간지럼만 태워줘도 깔깔대며 즐거워했고

작은 젤리 하나에도 행복해 했으며

집 앞으로 나가 산책로만 함께 걸어도 신나 뛰어다녔다.

조그만 종이배만 접어주어도 보물처럼 모셔두고

별볼일 없는 그림을 그려주어도 놀라운 작품 보듯 휘둥그레 바라봤으며

잘하지 못하는 솜씨로 만화영화 노래를 함께 부르면 음악대를 만난듯 흥겨워했고

그저 따라 읽을 뿐인 동화책도 내 목소리로 꼭 들으며 잠들고 싶어했다.

 

세상의 모든 걸 알고 있고

세상의 모든 걸 할 줄 알고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며

세상에서 가장 재밌고 슬기로운 어른으로 생각하며

언제나 자신의 편으로 든든히 지켜줄 거라 믿으며 올려다 보던 그 초롱초롱한 눈빛의 시절에

난 믿는 대로 될 수 있었다.

그 때 조금 더, 조금만 더 노력했더라면, 지금의 난 무한한 복리의 효과 덕분에

지금 가장 사랑이 가득한 아이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고 신뢰받는 아버지가 되어 있을 텐데.

 

인생의 복리란 언제나 그 시작 시점을 놓치기 일쑤이며,

그래서 우린 언제나 무언가 시작될 땐 반드시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것이고,

설사 그 시작을 얼마간 놓쳤더라도,

'지금'이 가장 빠른 시작이라는 걸 늘 가슴에 새겨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