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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 여긴 어디

나 혼자 만나는 하늘에게


자정을 견뎌낸 너는 아직 천천히 저무는 중일까
아니면 남들보다 일찍 깨어날 준비를 하는 것일까.

새벽 두 시의 너에게 다가가 조용히 말을 건다.
오늘은 어떠했으냐고, 아니
오늘은 어떠할 것 같냐고.

나는 석양 이후의 너를, 일출 이전의 너를 더 오래 만났다.
어쩌면 너와 나는 그 시간이 닮아서.

너는 늘 그렇듯 먼 북쪽 땅 너머에서 다른 세상을 비추느라 내겐 관심없는 듯 말이 없다.
해바라기는 밤에도 너를 향함을 알고 있느냐. 네 기척이 느껴지는 북쪽을 향해서.
칠흑 같은 이곳을 잊었는가 괜시리 섭섭하고 서운하다가도, 이처럼 비쳐보이는 너라도 있어 적막한 야밤을 좀 더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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