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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인생

받아들이는 마음

늘 내리던 커피 기계에서 카페라떼를 고르자, 어제처럼 또 아메리카노가 나왔다. 정확히는, 우유가 빠진 카페라떼가 나왔다.

이상하다가 괜찮다가를 반복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편리한 곳을 먼저 시도하고 종종 실망을 겪는다.

싱크대에 비워버리고 다른 곳에서 다시 받으려다가, 커피 잔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았다.

 

그냥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

다시 시작하는 것도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만, 이런 난항은 살면서 수시로 찾아오는 일.

다른 기계에서 내린다더라도 또 벌어질 수 있는 일.

이 커피라고 아주 못 마실 것은 아니라는 것.

 

지금의 혼란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커피 잔을 들고 잠깐 망설이다가, 그냥 자리로 갖고 왔다.

그냥 그런 날도 있는 거겠지. 아주 나쁜 날은 아니니까, 라며.

받아들이는 마음은 타협을 한 걸까, 삶의 실체를 수용한 걸까.

과감하지 못한 걸까, 평온의 길을 찾아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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