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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을 것들

한글날은 몇 돐인가?

아이들 학교에서 한글날 관련 수업을 하며 5백 몇 주년 한글날이라고 가르쳤단다. 근데 이건 오류다.


"한글날(영어: Hangeul Day, Korean Alphabet Day) 또는 조선글날(朝鮮--)은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날이다."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ED%95%9C%EA%B8%80%EB%82%A0

위키피디아의 설명처럼, 한글날은 한글 창제 및 반포를 기념하는 날이다. 따라서, 한글을 만든지 500년이 넘었다고 해도 '한글날' 자체의 연혁은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국가기념일 제정 관련 법에 따라 한글날이 공식 등록된 걸 기준으로 하면 1945년이 시작이지만, 임시정부 시기까지 올라가면 1928년(한글날 이름 최초 사용), 또는 1926년(제1회 가갸날)을 기원으로 해석해야 타당하다.
또한, 애초에 한글 반포(대한민국은 반포일을 기준으로 삼는다) 날짜 자체가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다. 관련 사료를 바탕으로 당시의 달력 체계를 역산해야 하는데, 음력 기준의 조선 날짜를 그레고리력으로 변환해 한글날을 지정했다고 한다. 근데 우린 여전히 양/음력 병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양력 변환 일자를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추석이나 설처럼 음력을 기준으로 하여 국경일로 제정/운영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음력 국경일은 전례가 없고 현재 대한민국의 기준 달력은 양력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게 뭐 대수라고 불가침의 영역인양 굴 필요가 있을까)

아무튼, 가장 오래된 1926년 조선어연구회 제정 시점을 따른다 하더라도 한글날의 나이는 95살을 넘지 못한다.
이런 정확한 개념과 배경을 가르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이렇게 대충 교육받고 자라는 아이들이니 그간의 문제가 생기는 게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