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물리학을 포함한 천문학의 궁극적이고도 미지의 질문은 바로 이것이라 들었다.
'우주는 왜 생겨났나?'
조금 더 고쳐보자면, '우주는 왜 생겨나야만 했던 걸까?'
모든 시작이 있으려면 그 이전, 그 너머의 원인이 있어야 한다. 이 인과관계는 물리법칙으로 맺어지는데, 모든 법칙의 시발점 이전은 그래서 추론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아무 이유도 없이 시작되었다는 신앙적 교리를 따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인생을, 세상을 바라보며 근래 더욱 전생에 대한 생각을 해 본다.
전생과 현생과 내세를 관통하는 환생의 개념은, 현생을 다음 생을 위한 소모적 희생물로 삼는 것도 아니고 현생의 질곡을 전생의 탓으로 떠넘기려는 의도도 아니다.
이해할 수 없는 단막극을 연속극으로 바라보며 납득하고 포용하고 그 의미를 체득하는 반복훈련에 비로소 눈을 뜨는 것과 같다.
마치 오늘 벌어지는 일들에 당황하지 않는 건 어제를 떠올리기 때문이며, 오늘의 한계에 절망하지 않는 건 내일이 있음을 알기 때문인 것처럼.
환생을 믿는다면 그건 자꾸 주어지는 무제한 이용권에 대한 기대감이 아니라 이토록 반복하며 조금씩 다른 궤적을 살아내고 티끌만큼씩 배워 익어가는 우주의 이치와 배려를 믿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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