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으로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었지만 금 값이 비싸 효용성이 떨어지자 국고로 보전해주며 나의 회사가 계속 금 연료 자동차를 만들어 팔 수 있게 해준다면, 정부는 모럴 해저드에서 자유로울 것이며 나는 로비 의혹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당최 무슨 짓을 벌이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우린 손절이라는 단어를 잘 알고 있지만, 대세의 지향점과 별개로 누군가의 밥그릇을 위해 나머지 공여자들이 얼빠진 호구가 되어야 할 때도 있는 건가 보다. 그게 그 잘난 자유시장경제인지 그 위대한 경제민주화인진 모르겠지만, 얼핏 보기엔 양쪽 모두 해당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말이다.
자고로 세금이란 내 손을 떠난 돈이니 그냥 아무데로 줄줄 새어나가든 상관 말아야 하는 건가?
이 사건은 하이넷이 아니라 현대차의 사업전략과 매몰비용에 관한 것이다. 하이넷 망하면 누가 손해인가? 차량 소비자는 얼마 되지도 않는다 (진즉 불을 보듯 뻔한 불편을 감수하고 구입한 개인/법인). 돈을 퍼부은 책임을 져야 할 가스공사와 사업부 명운에 목이 달아날 현대차는 필사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은 본질적 가치의 증명이나 확실한 전망의 데이터가 아닌 정성적 읍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인간적으론 그들이 안쓰럽지만, 객관적으론 내 세금이 조금 더 안쓰럽다.
과연 우린 그들이 똥기저귀를 찰 때까지 마음껏 꿈에 도전해보랍시고 물심양면 화수분이 되어줘야 하는가? 수소연료산업은 방산산업과 비슷한 길을 걷는 것이 차선의 합리일 수도 있다.
https://www.h2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2582
매일경제는 현대를 응원하려고 이런 기사를 썼던 걸지도 모르지만, 졸지에 그들의 민낯을 까발려버리곤 말았다.
"수소차는 자동차 산업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것도 전기차 대비 장점으로 평가된다. 엔진이 사라진다는 것은 전기차와 같지만 수소차는 수소공급장치와 흡배기 계열 부품이 필요해 부품 생태계 유지, 발전이 필수다.
... (중략) ...
결정적으로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기술은 완성차 업체가 쥐락펴락한다. 향후 자동차 산업 패권을 놓치고 싶지 않은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전기차보다 수소차가 미래차 주력 차종이 되는 것이 현재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
https://www.mk.co.kr/economy/view.php?sc=50000001&year=2019&no=7361
결국 사실이네. 세금으로 누군가의 패권과 밥그릇을 유지시켜 주는 것. 변화와 혁신은 그들이 원할 때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만큼만 할 뿐이다. 그게 진정한 '재벌중심자유시장경제' 시스템인 거지.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족의 신뢰 (0) | 2024.06.26 |
---|---|
I was almighty when I was their world (0) | 2024.06.25 |
옳은 목표를 위한 모든 수단이 옳지는 않다 (0) | 2024.06.23 |
인간이 영생을 꿈꾸는 건 탐욕스러워서가 아니다 (0) | 2024.06.17 |
오늘 조금 더 컸거나, 조금 더 큰 걸 오늘 알게 되었거나 (0) | 2024.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