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 앞의 사건에 마음이 쏠려, 오랜만의 귀향에 취해, 헤어짐에 대비하지 못하고선 울컥하는 슬픔을 겪었던 순간들.
헤어질 것을 알면서도 만남을 즐거워하고 그 짧은 시간 속에도 다투고 화를 내고 게으름 피웠던 날들.
결국 끝날 이 찰나의 소풍을 대하는 나의 자세는 가족과 머물던 휴가 속에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었다.
어찌 살 것인가.
하루와 주말과 계절과 한 해를 보내며 내 삶의 길을 가늠해본다.
순식간일 것이다.
무엇이 중요한가.
무엇이 정말 아까운 것일까.
파랑새를 찾던 동화 속 남매는 집에 돌아와 자신들이 본래 갖고 있던 파랑새를 찾는다. 아니, 알아본다.
하지만 그 이야기의 또다른 교훈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면 그들은 곁의 파랑새를 영영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란 점이다.
그러하니 그들의 모험은 무의미하지 않았고, 긴 여정 끝에 돌아온 것이 아니라 눈뜬 새로운 곳에 다다랐다 말함직 하다.
낭비하는 여정은 없다. 그 어느 여행이 그러하듯.
깨달음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2023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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