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위해선 조리라는 번거로운 과정이 언제나 함께 따른다.
귀찮음직할 땐 그런 생각이 든다.
지구 상 타 종에게 사육당하지 않는 모든 생물종은 언제나 먹을 것 걱정을 하며 살아간다고.
식재료를 놓고 다듬기 귀찮아 하는 건 사치라고.
"그 땐 말야, 언제나 배가 고픈 상태로 지냈어. 다들 그렇게 살았어."
전쟁의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뒤 재건의 시절엔, 언제나 허기와 함께 살아갔다고 아버진 말씀하신 적이 있다.
여기저기 몸이 아픈 걸 일상으로 여기듯, 늘 배가 고픈 상태가 일상이었던 때였으리라.
먹을 것은 귀하다. 살기 위해 먹는다. 그들 시대의 놀라운 성취는 그 결핍이 빚어낸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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