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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인생

여름을 보내며

성취
성장
성공의 신화가 휩쓰는 이 시대를 살면서
약간 느려진 걸음으로 퇴보의 기분을 물리치기란 어렵다.

웃고 사귀고 날아올라 우쭐대야 마땅하다는 시대적 사명감에 감히 반기를 들기란 두렵지만,
멍한 표정으로 내려앉아 수그리고 있는 시간도 내겐 때때로 필요하다.
겨울이란 그런 것이다.

늘 여름일 수는 없고
여름만이 아름다운 계절은 아니다.
삶의 족적은 봄날의 풀밭에도 남고
여름의 바닷가 모래 위에도 남고
가을의 낙엽길 산자락에도 남고
겨울의 눈길 위에도 남는다.
온 계절을 사랑하려고 들면 인생의 의미가 보인다.

겨울은 여름을 기다리기 위해 나는 것이 아니다.
겨울은 그 자체가 그런 계절이다.
봄여름가을겨울일지
가을겨울봄여름일지 모르는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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