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좋은 글은 간결한 우리 말로 핵심을 전달한다. 그건 글자로 전하는 글말 뿐 아니라 소리로 전하는 입말도 마찬가지라 믿는다. 희한한 옛 순우리말이 아니어도, 요즘의 사상을 담은 시쳇말 없이도, 치렁치렁한 수식의 잔치가 없어도 된다. 담백한 찌개와 반찬 서너가지가 담긴 알찬 밥상과도 같은 글, 어쩌면 우린 온갖 간식에 취해 그런 집밥을 한참 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한강의 인터뷰의 솔직한 실토를 보고 있노라면 나의 고민과 겹쳐 읽힌다.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그 질문에 대체로 따라오는 ‘어떻게 이익을 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간명한 답은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만성적으로 큰 폭의 적자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 비이성적인 활동을 계속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고 답했다.
나는 이리 답해야 할까.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그 질문에 대체로 따라오는 ‘어디서 살기로 정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간명한 답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만성적으로 큰 폭의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이 비이성적인 활동을 계속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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