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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을 것들

비트 삶기

실온에 두면 감자처럼 물러진다.
상한 건 아니나 생으로 먹기 좀 어렵다. 깍둑썰기 해 자박하게 물을 붓고 끓인다. 특유의 흙냄새가 힘들다면 설탕을 좀 넣어도 좋다.
한소끔 끓어오르면 보글거리는 불로 10분정도 삶는다. 중간에 두어번 뒤섞어주면 좋다. 대강 물이 졸아 없어지면 불을 끈다.
밀폐용기에 넣어 냉장보관했다가 먹을 만큼 덜어 전자렌지로 데워 먹는다. 딱히 어울리는 건 못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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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지면 감자칼로 깎이지 않는다. 가뜩이나 피바다 같은 즙이 올라오며 뭔가 동물을 해치는 기분이다. 아주 기괴한 채소다. 흙냄새도 가만 보면 철분 냄새 같아서, 결국 피 냄새와 같은 성분 같다. 좋게 보자면, 비건 고기 요리에 가까울까. 싱크대에 낭자한 붉은 물을 내리는 기분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