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프로그램.
세상에 참 노래 잘하는 사람 많다, 빛을 보는 건 정말 극소수구나, 참 쉬이 잊히는구나, 그래도 꿈을 놓지 않고 갈고 닦으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구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방송이다.
패널들과 초대손님의 과장된 반응도 얼핏 재미있다.
근데 어제 유튜브로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참 잔인한 말을 쉽사리 한다.’
“음치였습니다~!!!”
아무리 재미를 위해, 다른 의미를 갖기 위해 나온 이들이지만, 음치라고 쩌렁쩌렁 울리며 웃어제껴야 했을까?
미스터리 모델들의 대결에서, “뚱땡이였습니다~!!!”라든가
미스터리 아이큐 대결에서, “저능아였습니다~!!!”라거나,
머리카락 수사대의 지목으로 “대머리였습니다~!!!”라며 스튜디오가 떠나가라 깔깔거린다면,
방송을 보며 마음 아플 사람들이 없을까?
음치임을 자신의 개성으로 삼는 사람은 없다. 탈모를 자랑스러워 하거나, 못생기거나 운동신경 부족한 걸 '그럴 수도 있지'라며 정말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과민반응일까? 음치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그런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음의 발성에 있어 ‘어리석다‘는 표현을 쓴다. 그럼에도 재미로 하는 말이니, 그들이 저항하지 않으니 괴롭힘이 아닌가? 시대착오적이다.
덧. 가끔 들리는 ‘백치미’라는 단어도 절대 써선 안 될 표현이다.
어기적거리며 걷는 누군가의 뒷모습이 정겹다고 ‘불구미가 있다’라 말하는 것과 진배없다.
우리는 이미 '웃자고 하는 말인데'라는 변명으로 가하는 폭력이 감수성과 실정법에 어긋나는 세상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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