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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인생

회춘 열망은 어디서 오는 걸까

젊어진다고 하지 않는다. 젊어 보인다고 한다. 본질적 나이듦은 불가항력적임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그럼 대체 왜 젊어 보이고 싶은 걸까? 아직 생물학적 기능과 성능이 훌륭하다는 걸 드러내고 싶어서일까? 그건 과연 지금 이 시대에서도 필요한 걸까?

젊어 보이게 살다가 50대에 절명하기보단, 내 나이대로 보이게 살다가 80대에 세상을 고이 뜨고 싶다. 선택할 수 있다면, 내 나이보다 늙어 보이더라도 후자가 낫다. 내 몸을 건사하지 못하고 타인에게 내 생존의 품위를 의탁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연코 나의 선택은 그러하다.

젊은 시절은 그립다. 많은 걸 나도 모르게 향유하고 누리며 살았던 시절이라 아쉽기도 하고 가슴 아프기도 하지만 그립다. 좋은 시절은 오늘보단 어제라고 말할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젊음을 향해 넋놓고 동경하며 헌신하기엔 오늘이 아깝다. 어제가 오늘보다 나았을지언정, 오늘은 내일보다 나은 것 아닌가? 아쉬운 건 그 날 그 날의 삶이 아니라, 줄어든 시간과 그만큼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럼 젊어 보인다는 건 시간을 더 보낸 것처럼 보이는 것 외에 무슨 효용이 있는 걸까? 아니, 그런 모습이 과연 효용성이긴 한 걸까?

대체 우린 왜 젊어 보이려고 그리 애쓴단 말인가..?
그런 것에 의지해 번식 대상으로 뽑히길 바라는 야생도 아닌 곳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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