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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인생

어차피 베짱이는 죽는다

"게을러서 죽고 만 게야."

개미들은 자식들에게 그리 훈계했고, 자라난 자식 개미들은 베짱이를 업신여겼다.

"니 부모는 게을러서 죽고 만 게야."

 

개미는 몰랐을 것이다.

베짱이는 겨울을 날 수 없다는 걸.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고 말해줬어도 베짱이에겐 소용 없었을 것이다.

개미는 몰랐기에 매일을 그리 살았겠고 베짱이는 어쩌면 알았기에 그리 살았을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즐겁게, 목청껏 노래 부르며 모든 기력을 소진하고 사라지도록.

 

봄이 늑장 부리는 것 같아 조바심이 나는 것이 아니다.

봄이 다시 오지 않을 때가 오리란 걸 알아서,

그리고 그 때가 이번 겨울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초조한 것이다.

만약 그 마지막 겨울이 닥쳐 넘기지 못하는 날이 오면 뭇 개미들은 그리 말할 것이다.

"게을러서 죽고 만 게야."

 

그럴지도, 아닐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