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망한 것 같다.
성공은 기쁨을 주고 실패는 경험을 준다고 하더라.
난 분명 조리법대로 따랐으나, 매뉴얼에도 헛점은 있는 법. 나머지 한 쪽은 성공할 수 있겠지.
시행착오를 위해 오늘 생고기 대신 집어온 것이니까.
조리법에선,
충분한 기름을 데우고
각 면을 3분간 익히라 그랬다. 금색이 될 때까지.
익는 동안 팬 방향 색을 수시로 확인하긴 어려웠다. 기름이 사방으로 튀기에.
기름의 양이 부족한 것 같진 않다. 수시로 기울여 고루 묻혀주기도 했다.
각 면을 익히되 총 3분이었나? 3분간 양면을 익히는 것과 양면을 각각 3분간 익히는 건 곱절의 차이다. 그런 의심이 들어서 두번째 면은 1분만 익혔는데, 첫면보단 낫지만 가장자린 또 탔다.
기름을 강불로 끓인 게 패착 같다. 기름에 튀긴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최대 온도로 스토브를 가열시켰는데, 기름 온도에 따라 튀김 결과가 다름을 깜빡했다. 다음 시도에선 좀 더 나을 것 같다.
돈까스 소스가 없어서 촌스럽게 케첩을 뿌릴 수 밖에 없었는데, 그래도 마크 와트니보단 낫다는 생각을 늘 한다.
오랜만에 요리 같이 생긴 밥 해먹으니 기분이 좋아지네. 고등 영장류가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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