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돈을, 돈은 권력을 누릴 수 있는 시대에서, 돈으로 시간과 지식과 경험을 살 수 있는 상대를 향해 범죄나 과실을 증명해야 하는 개인은 싸움의 끝을 보기 버겁다.
그러한 비대칭의 사회에서 열악한 한 쪽이 확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증거능력이 녹취이며, 사법당국과 치안당국은 그마저도 없이는 사건의 접수조차 해주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속편한 소리로 그것이 위법하다느니 재판장이 거부해야 한다느니 그래야 맑은 세상이 올 것처럼 호도하는 백면서생의 글귀가 새삼 조소를 불러일으킨다.
기득권의 배 위에서 유람하는 종들에겐, 바다의 넘실거림이 그저 날씨처럼 느껴질 것이다. 누군가에겐 생존과 고통의 파고인 것을 모르고.
법이 그러하다 소리는 신이 만든 법 앞에서나 읊조릴지어다. 율사는 법이 옳고 그름을 쉼없이 짚어보며 싸울 의의를 가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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