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고연차 직업인을 내모는 분위기는
직원을 자산이 아니라 비용 요소로 보는 것에서 비롯한다.
직무와 역량이 아니라 근로를 대가로 급여를 준다 생각하니, 똑같이 8시간 근무하는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게 아까운 것이다.
본래 공부하는 학생보다 그를 가르치는 선생의 직이 더 무겁고 고도의 수준을 요구하며,
직무 역량을 키우는 인재보다 그를 알아보고 평가할 수 있는 인사노무의 통찰이 더 귀한 이유이다.
그런 능력이 없는 주체일 수록 숫자에 집착한다.
80점보다 90점이 높다는 것이나,
3년보다 5년이 더 길다는 점은 초등생도 알 수 있는 직관이며
서열화된 학교 명단과 기업 명단을 펼쳐놓고 평가하는 일은 그런 무능한 평가자들에게 참으로 편리하고 그럴싸한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정성적인 성취를 정량화 하려는 모든 활동은 결국 정성적 평가를 할 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사물과 인간을 계량화 하여 자신의 직무를 손쉽게 만들려는 수작에 다름 아니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문화재와 미술작품 앞에서 멀뚱거리다가 얼마짜리인지 금액을 듣고서야 감탄을 내뱉는다면, 당신이 예술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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