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 썸네일형 리스트형 죽음의 방관 보통 나의 게으름은 나름의 합리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마땅한 이유가 없어서 훗날 돌아볼 때 나조차 납득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우리집 베란다에서 싱싱한 연초록빛 향을 풍겨주었던 율마는 제법 마음에 들게 잘 키워냈던 녀석이었다. 혹시 외국으로 이사가더라도 이 녀석은 누군가에게 입양시키기 수월할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꽤나 애정도 있었다 할 수 있겠다. 그러던 율마가 어느 날부터 한쪽 면이 연노랑으로 물들기 시작했고, 점점 번져가는 마름병의 모습은 꽤 긴 시일 내가 문제를 인식하게 했다. 당시 분갈이를 조만간 해줘야겠다 생각을 떠올리곤 했으니까. 내게 그 시기 아주 바쁜 일이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 (작년에 내가 바빠봤자 뭘 얼마나 그랬겠는가...)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율마가 완전..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