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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급한 성과를 위해 장기 목표를 희생하는 경우

회사에서 종종 쓰는 비유인데,
돈이 급하다고 아이들을 학교 대신 공장에 보내는 것과 같다.
 
프로젝트의 시급성과 중요성과 평가의 편향성을 보면, 이는 개인이 아닌 조직문화의 문제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치안이 망가진 나라에서 갱들 탓을 할 건가? 국가권력과 정부의 역할을 범죄자 개인에게 뒤집어 씌우는 건 배임이다.
회사도 마찬가지.
 


오랜 연혁의 대기업도 새로운 사업부가 생겨나면 다음과 같은 요인들로 인해 완전히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
1. 기존 사업 대비 신사업은 후발주자인 경우가 많으므로 경영진이 심리적 압박을 느끼며 닦달하게 됨. 따라서 중간 관리자 이상은 보여줄 성과에 더 집착하게 됨.
2. 빠른 성장과 빠른 인원 증가를 동일시 하면서, 외부 수혈 비율이 높아짐. 새로운 사업이라 새로운 조직 운영 방식이나 철학, 우선순위, 조직의 가치관 등에 대한 자율성을 더 허용하는 분위기가 커짐.
3. 이 분위기는 시행착오에 대한 두려움 없이 도전하게 독려하지만, 반대로 지향 가치가 통일되지 않고 개인의 출신과 경험에 의존하게 만들어 소통에 큰 문제를 불러옴.
4. 이 소통 문제는 정보의 공유를 차단하고, 의사결정을 더디게 만들며, 유무형의 결과물 품질을 낮춤.
5. 이 때 튀어나와 소방수 역할을 하는 떠벌이들이 조직 문화를 이끌게 됨. 비슷한 부류들이 번성함. 궁극적으로 패거리 문화가 생겨나고 소위 inner-circle의 기득권 집단이 정보-결정-혜택의 권한을 장악함.
6. 누가 본질적 가치 생산을 하는지 평가하기보단 유능한 인물의 이미지가 더 조명 받음. 승진, 발탁, 모든 면에서 고인물들의 세상이 됨.
7. 회사의 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이 남은 인재는 가능한 떠남.
 
4단계까진 성장통이라 볼 수 있지만, 5단계로 넘어가면 거의 회생 불가다. 음식에 곰팡이 피면 떼어내봤자 포자는 이미 다 퍼져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