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시한부의 깨달음

아로미랑 2022. 7. 27. 22:46

귀한 줄 알면 소중해진다.

시한부의 삶이란 이승을 떠나는 것만이 아닌 모든 매듭을 의미하고

당연했던 것들의 새로운 면면이 눈에 들어와 밟히는 경이를 경험한다.

 

시한부의 삶은 너그러워진다.

때론, 시한부의 삶을 선택하게 만든 근원적 사유가 사라질 것 같이 너그러워진다.

그래서 흔들리기도 한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던 말은, 그러지 않다간 소가 가여워져 차마 빼지 못하는 인지상정 때문이리라.

 

시한부의 삶은 고독하고 사색적이다.

변한 것 없는 듯 살면서 마음만 바쁘다.

만나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 두고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선택에 대한 미련, 갖가지 감정들이 뒤섞인다.

 

시한부의 삶이란 새로운 삶을 만나게 한다.

자발적이어서 다행이라 말하면서도, 정말 자발적이었을까 하며 자유의지를 의심한다.

관성에 의해 멈춰있던 나날들처럼, 관념에 의해 향하던 방향으로 계속 구르는 건 아닐까 쉼없이 되짚는다.

 

시한부의 삶은 연습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는 그것을 마주하게 될 것이므로.